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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비자경제]진짜 공유경제를 찾아라, 사람과 사람을 잇다
작성자 녹색장난감도서관
내용

진짜 공유경제를 찾아라, 사람과 사람을 잇다

비영리 추구 방식의 공유경제 플랫폼 모범 사례 세 가지


김은희 기자l승인2016.05.27l수정2016.05.28 11:25


▲ 서울시에서는 2011년 공유도시를 선언한 이후 ‘공유경제’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서울시 공유허브)

[소비자경제신문=김은희 기자] 지난 4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국인 최초로 스웨덴 ‘예테보리 지속 가능 발전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여하거나 성과를 낸 개인 및 조직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환경오염의 위험성을 널리 알린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중동과 아프리카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한 ‘코피 아난’ 전 UN 사무총장 등이 수상한 바 있다.

박 시장의 경우 시 자원 정보 공유를 통해 ‘공유 기회’를 만들어내고 공유와 관련된 기업 및 프로젝트 육성해 ‘공유문화 확산’에 기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이 상을 수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에서는 공유 경제와 도시를 결합한 서울의 모델이 ‘공유 허브’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낙관적인 분석을 내놨다.

이렇게 최근 몇 년간 공유경제가 트렌트로 떠오르면서 공유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차를 나눠 타거나, 시간을 나눠 함께 밥을 먹고, 주차장을 공유하며 심지어는 자신의 노동력을 나누기도 한다. 이런 경향은 스마트폰의 활성화와 함께 더욱 더 촉진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문제는 ‘수수료’가 든다는 것이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다양한 업체들의 대부분은 이용자에게 플랫폼 유지 비용 일부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업체와 고객간의 서비스를 받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공유서울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송학용 서울 혁신기획관 사회혁신담당관 공유도시팀 주무관은 “사실 지속 가능한 공유경제 서비스를 위해 이용자에게 수익을 얻는 적정 구조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플랫폼 사업체들의 독점화‧권력화로 지나치게 수익이 어느 곳으로 집중되는 구조가 염려되는 것”이라며 “공유경제는 이용자, 제공자, 플랫폼 공급자 함께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만큼 시도 이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공유경제의 진정한 방향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비영리’라는 목표 아래 누구나 이용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O2O 플랫폼들 또한 점점 돋보이고 있는 추세다. 

▲ 을지로입구역 내에 있는 ‘녹색 장난감 도서관’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장난감 대여 기관이다. 규모는 작으나 약 7~8000여개의 장난감 및 도서를 보유하고 있어 직장인들이 점심 시간 및 퇴근 시간을 틈타 들리곤 한다.

◆ “아이들 장난감을 빌려드려요”... ‘녹색 장난감 도서관’

서울 지하철 을지로입구역 내에 위치한 이 특별한 도서관은 아이들을 위한 책과 장난감을 빌려주는 공간이다. 처음 재활용 센터에 모인 장난감을 활용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시작한 도서관은 15년의 세월과 함께 6000여개의 장난감을 소유한 대표적 시민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특별시 육아종합지원센터 소속으로 녹색 장난감 도서관을 맡고 있는 조세연 팀장은 “전국에서 제일 먼저 장난감 도서관을 시작한 곳이 여기”라고 말했다. 최근 공유경제 바람과 함께 서울 내 각 자치구부터 인천, 경기도 등지에도 이 도서관을 벤치마킹한 공간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줄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고개를 저었다. 실제 이용자들을 만나는 담당자는 “적게 잡아도 하루 평균 150명은 이곳을 찾는다”며 “특히 주변에 회사가 많은 만큼 점심 및 저녁 시간에 직장인들이 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장난감을 고쳐주는 ‘장난감 병원’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출‧반납 데스크 옆 한 켠 테이블에서 이뤄지는 장난감 수리 서비스는 2년간의 시범 서비스 끝에 2015년 정식 서비스가 됐다. 담당자는 “회원이 아니라도 이용할 수 있다보니 장난감을 들고 이 곳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사실 이 도서관은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조 팀장은 “월 만원의 회비는 도서관 운영을 위한 유지‧보수 비용이자 책임 비용”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쓰는 만큼 장난감들을 새로 충원하고 수리나 세척 등 유지하기 위해 쓰인다”고 설명했다.

▲ ‘은평 공유센터’는 최초로 오프라인 센터를 건립한 모범적인 지역 공동체 모델이다. 주변 아이들에게는 공유경제를 경험하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주고, 정기적으로 지역 모임 또한 주최한다.

◆ 재능과 사람을 나누는 지역 공동체 모임, ‘은평공유센터’

앞서 소개한 장난감 도서관이 서울시에 의해 운영되는 곳이라면, 은평구에 위치한 ‘은평공유센터’의 경우는 은평구와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곳이다. 이곳은 현재 서울시에 소속된 ‘e-품앗이 서비스’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지난해 7월에는 최초로 오프라인 센터를 개관했다. 현재 서울시 소속 지역공동체 사업 중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차해옥 은평공유센터 센터장은 “센터가 본격 시작된 것은 2011년 e-품앗이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라고 말했다. 이미 이전부터 지역민들의 집을 고쳐주는 등 지역 소모임을 통해 재능 나눔을 실천해왔었던 그는 서울시 공유경제 프로젝트를 만나 센터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무엇보다 주민들에게 뭐든 해보라며 지원하는 김우영 은평구 구청장의 후원이 컸다”며 “처음에는 집 마당에 쌓아놓은 물품과 방 나눔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이렇게 센터로까지 커졌다”고 말했다.

센터에 딱 들어서면 1층은 온통 대여 물품들로 가득 차 있다. 전동 드릴 같은 공구부터 돗자리 등 캠핑 용품까지, 구입하기에는 좀 애매한 물품들을 이 곳에서 저렴하게 빌릴 수 있다. 2층부터 4층까지는 재능 및 공간을 나누는 공간들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3층 ‘DIY목공방’으로, 취미뿐 아니라 창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공 제품을 만드는 기계들로 가득 차있다. 이 공간에서는 정기적으로 주민을 대상으로 열리는 ‘집 고치기 수업’부터 지역 아동들과 함께하는 ‘목공 제품 만들기 수업’이 열리고 있다.

차 센터장은 “센터에서 하는 많은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목공 수업 또한 공유경제 의식 확산의 일환”이라며 “이곳에서 사람들은 함께 소통하고 재능을 발견하며, 또다시 재능을 확대해나가곤 한다”고 말했다. 

▲ 재능 공유 플랫폼 ‘크로스레슨’은 일체의 수익 구조 없이 비영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출처=텀블벅 크로스레슨 소개 페이지)

◆ 비영리 재능 공유 플랫폼, ‘크로스레슨’

이와 유사하게 사람 간의 재능을 나누는 플랫폼이 있다. ‘크로스레슨’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형식의 온라인 기반 공유 경제 공간이다. 2009년 웹페이지로 시작해 현재는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iO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어떻게 만들게 됐냐는 질문에 차정열 개발자 겸 팀장은 “프랑스 유학 당시 교환 수업을 통해 언어를 배웠던 경험 때문”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언어를 수월하게 배운 경험 때문에 그는 한국에 돌아와 자연스럽게 웹페이지를 만들고 애플리케이션까지 혼자 개발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사실 지금껏 공유경제 열풍과 함께 재능을 공유‧매매하는 많은 플랫폼들이 생겨나고 사라져왔다. 다들 수익 구조에 대한 고민과 함께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았지만 크로스레슨은 비영리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이를 위해 지금은 운영 팀들이 자신의 것을 많이 나눈다는 설명이다. 후원과 같은 일체의 수익 구조도 없기 때문이다. 팀원들 모두 각자만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차 팀장 또한 유통업계에 재직 중이다.

크로스레슨은 최근 텀블벅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해 목표 금액을 후원받았다. 자신을 소개하는 프로필을 통해 회원들끼리 매칭하던 시스템을 넘어, 메시지와 알림‧스케쥴과 같은 편리 기능부터 신고 등 안전 기능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차 팀장은 “오프라인에서 회원끼리 만나는 만큼 우려되는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 다른 만큼 다양한 교육과 교류가 가능한 것이 가장 큰 강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공유경제’란 어떤 의미일까. 각각 운영 방식도, 목표도 조금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는 만남과 달리 사람간 만남에서 얻는 시너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차정열 크로스레슨 팀장은 “개인적으로 자신이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누는 모델이 진짜 공유경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잘하는 것을 나누고, 배우고 싶은 것을 나눔 받는 과정에서 사람간 나누는 것은 단순히 지식뿐 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차해옥 은평공유센터 센터장도 “우리 센터는 협업을 통해 더 많은 개인과 단체들과 함께 하려 한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것을 나누고 나눔 받는 것에 익숙해지고 그 관계에서 행복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녹색 장난감 도서관을 담당하는 조세연 팀장은 “도서관 또한 결국 누군가와 도움을 주고 받는 상호 작용 아니겠냐”며 공공 자산을 이용함으로서 모든 사람들이 경제적‧공간적 이득을 보는 만큼 주인의식을 갖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은희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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